소설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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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0
참전 작품
기동전사 크로스 본 건담
기동무투전 G 건담
신기동전기 건담 W ~ Endless Waltz
기동신세기 건담 X
기동전사 건담 SEED Destiny
기동전사 건담 OO
마징카이저
UFO로보 그렌다이저
체인지 진 겟타 로보 ~ 세계 최후의 날
초수기신 단쿠가
머신로보 ~ 크로노스의 대역습
파사대성 단가이오
기동전함 나데시코 극장판 ~ The Prince of Darkness
반드레드
초중신 그라비온
기어전사 덴도
용자왕 가오가이가 ~ 진정한 용기
반프레스토 오리지날
SAGA 오리지날
SRW 外傳 FUTURE DREAM
제 1부 The Lost Generation
Stage 2. Shivan Scimitar (2)
유니온의 궤도 엘리베이터 ‘피스’
라인카인트 가의 의뢰를 수행하기 위해 용병대 시반 슈미터가 찾은 곳은 바로 이곳이었다. 지구 밖까지 연결된 궤도 엘리베이터 덕분에 우주로 올라가는 게 참 쉬워진 시대가 되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반 시민에게나 해당되는 말이고 시반 슈미터의 용병들 같은 특수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겐 여전히 불편하기만 했다.
궤도 엘리베이터의 열차를 이용하기 위해선 신분 확인 및 적절한 비용을 지불해야하는데 가지고 가는 짐이 많거나 대형일수록 지불해야하는 비용은 점점 올라갔다. 특히 시반 슈미터들은 우주로의 반입 자체가 까다로운 것들이며 반입이 된다고 해도 상당히 많은 돈을 비용으로 지불해야만 했다.
시반 슈미터의 대원들 수속과 유니트 반입까지 전부 T와 사쿠라에게 맡긴 건 대장 반이었다. 평상시 같으면 이런 일은 레드가 전부 알아서 해결하지만 지금 레드는 반의 곁에 없었다. 레드가 여기에 없는 이유는 바로 시반 포트레스 때문인데, 우주에 올라간 뒤에 라인카인트 가가 지정해준 포인트까지 가기 위해선 전함이 필요했다. 그런데 우주에 시반 슈미터가 전함을 마련해놓을 리 없으니 지상에서 써먹는 전함 시반 포트레스를 우주로 올려놔야만 했다. 그런데 전함급 질량을 가진 물체를 궤도 엘리베이터를 통해 우주로 반입하는 건 불가능했기에 지금 시반 포트레스는 레드의 지휘 하에 궤도 엘리베이터 ‘피스’에서 가장 가까운 도크-전함이나 로켓, 우주 왕복선 등을 우주로 쏘아올리는 일종의 우주 기지-로 가 있는 중이었다. 반 일행이 궤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우주로 올라가면 나중에 연락을 취해 랑데뷰하기로 했으니 우주에서 레드들을 만나지 못해 곤란을 겪을 일은 없었다.
어쨌든 T와 사쿠라에게 모든 걸 다 맡겨버린 반은 휘파람까지 불며 시반 슈미터의 유니트들이 궤도 엘리베이터의 열차에 반입되는 걸 보고 있었다. 일은 제대로 처리했네 라고 생각하고 있는 반에게 저번 AEU의 군사 연습장에 함께 갔던 조금 작은 몸집과 하얀 피부, 그리고 오밀조밀하게 생긴 귀여운 얼굴과 뱅 헤어를 한 소녀, T가 다가왔다.
“반, 수속을 다 끝냈어.”
“그래? 수고했어.”
“근데 이번에도 정말 까다롭게 굴던데? 비용도 많이 때리고......”
“별 수 없잖아? 유니온과 쟈프트는 지금 사이가 별로 안 좋으니까. 그런 상황에 우리 같은 용병대가 우주로 올라가는 걸 좋아하겠어? 우리가 우주에 가서 쟈프트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우리에게 궤도 엘리베이터 사용을 허락해준 유니온이 좀 많이 난처해질 테니까.”
“그런 거까지 신경 써야 하다니...... 이거 꽤 피곤한 직업이구만.”
“미움 받는 직업이니까. 용병이란 건 말이야.”
용병이 미움 받는 직업이란 반의 말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T도 알고 있었다.
“그건 나도 알어. 어떤 정규군에게 돈에 긍지를 팔았다는 소리를 들었으니까. ‘너흰 명예도 없는 거냐!’라고 말하던데?”
“웃기는 소리지. 돈 없어서 굶어봐, 그딴 소리 나오나? 긍지나 명예가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닌데......”
‘인생은 한방!’, ‘내가 믿는 종교의 교주님은 돈이시다!’라는 말을 평소에도 자주하는 반다운 독설이었다. 이런 소리를 매일 들었기 때문에 별 거부감이 없는 T는 또 뭔가 생각났는지 반에게 물었다.
“그건 그렇고 우주에 가면 어쩔거야? 전함 대여해서 움직일 거야? 아님 시반 포트레스를 우주로 올릴 거야?”
“그래야지. 우주에서 쓸 전함을 대여할 정도로 여유 있지 않으니까. 이번 의뢰...... 은근히 돈 많이 들어가네. 쳇...... 의뢰가 끝나면 톡톡히 받아내겠어, 라인카인트 가!”
“그래서 레드와 블루, 나츠키를 시반 포트레스에 남겨둔 거구나?”
시반 슈미터의 유명한 만담 콤비, 레드와 블루 외에 나츠키라는 생소한 이름을 입에 담은 T 를 보며 반은 씩 웃어보였다.
“그쪽도 수속은 필요하니까. 불법이지만 말이지.”
그때였다. 단정하게 빗은 흑색 머리카락과 이지적으로 생긴 얼굴, 그리고 옆의 소녀보단 약간 더 큰 키를 가진 여자가 반과 T에게 다가온 것이......
“치프, 모든 유니트 반입을 끝냈습니다.”
“수고했어, 사쿠라. 그럼 갈까?”
“알겠습니다.”
웃으면 꽤나 예쁜 얼굴이 될 텐데도 사쿠라라고 하는 여자는 전혀 웃지 않았다. 딱딱한 얼굴로 반의 말에 알았다는 답만 내놓은 뒤 바로 궤도 엘리베이터 탑승구로 가버렸다. 사쿠라가 가버리자 반과 그곳에 덩그러니 남겨진 T가 반에게 말했다.
“늘 느끼는 거지만 사쿠라 씨는 너무 냉정해.”
“뭐, 그게 사쿠라의 귀여운 점이지. 엄한 가정교육과 규율이 엄격한 군대에 있으면 누구라도 저렇게 될 거야.”
“호오, 반은 알고 있었네. 사쿠라 씨의 과거.”
“당연하지. 그 정도도 모르고 어떻게 대장을 하겠어? ‘대원들의 과거에 대해선 나름대로 알아서 파악해놓는다’ 대장이라면 이 정도는 해놔야지.”
“그럼 내 과거도 조사했어?”
“글쎄다~! 그건 잘 기억이 안 나네~!”
반이 곤란한 답변을 슬그머니 회피해버리자 T는 피식 웃었다.
“내 과거를 조사해도 상관없어. 반은 대장이니까 그 정도는 해도 된다고 생각하니까.”
“이해해줘서, 고마워. T.”
T가 이해한다는 말을 하자 반의 얼굴이 왠지 가벼워보였다. 아니, 가벼워보였다는 건 T만의 착각인 것일까?
타산의 전함.
각자에게 배정된 방에 들어간 뒤, 미아는 계속해서 자신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그 진실에 대해서 생각에 잠겼다.
“타산 박사는 우리들을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만들어진 것이라면...... 우리들이 과거의 기억 따위를 가지고 있을 리가 없어. 그렇지만 난 가지고 있는 걸. 지구라는 별과...... 일본이라는 나라. 그곳에 난 존재하고 있었어. 그건...... 내 착각일까? 아니면......”
거기가지 생각했을 때 미아의 방문이 갑자기 열렸다. 왠지 기분나쁜 느낌. 여자의 감인지 아니면 에스퍼의 감인지는 모르겠지만 미아는 알 수 없는 불쾌감에 휩싸여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구시죠?”
그렇게 말하면서 천천히 문 쪽으로 다가간 그녀. 그런 그녀 앞에 갑자기 누군가가 나타났다. 그 사람의 정체를 알고 이름을 부르려는 찰나에 그 사람의 오른손이 날아들며 미아의 입을 막아버렸다.
“웁~!”
그 사람은 무지막지한 힘으로 미아를 벽으로 밀어붙였다. 텅하는 소리와 함께 미아의 몸과 벽이 세차게 부딪혔고 미아는 눈을 부릅떠 자신을 밀어붙인 사내를 노려보았다. 그 사내의 이름은 길 버그. 타산 박사의 부관이었다.
“뭐하는 거예요?”
막혀져있는 입을간신히 움직여서 말을 하자 길 버그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난 길 버그. 타산 박사의 부관으로 육체개조까지 받은 몸이시지.”
“그, 그래서?”
“이 눈을 봐라.”
순간 길 버그의 오른쪽 눈이 기하학적으로 움직였다. 그 징그러운 장면에 미아는 욕지기가 일어났다. 그런 미아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길 버그는 그대로 미아를 몰아붙인 채 말을 계속해나갔다.
“난 누구보다 강해지고 싶었다. 누구보다 강해져서 누구도 날 업신여기지 못하게 만들고 싶었지. 그래서 자신의 몸에다 이런 짓을 했다!”
순간 길 버그의 오른 쪽 눈의 동공이 커지면서 레이져 빔이 발사되었다. 그 빔은 미아의 왼쪽귀 바로 옆의 벽에 명중하였고 그와 동시에 쉬이익하는 하얀 김이 일어났다. 미아의 입을 막은 오른손을 그녀의 입에서 떼어낸 길 버그는 그 손에 끼고 있던 붉은색 장갑을 빼내었다. 그리고 그 손으로 미아의 목을 세차게 움켜쥐었다.
“헉......”
너무도 강한 힘으로 움켜쥐었기에 미아는 숨조차 제대로 쉬기 어려웠다.
“하지만 박사는 내게 그런 기회를 주지 않았지. 난 어디까지나 너희를 만들어내기 위한 과정 중에 만들어낸 불량품에 지나지 않지.”
“크윽......”
“하지만 박사는 한 가지 잊고 있는 게 있어. 이 세상을 지배하는 건 힘이라는 걸 말이야.”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길 버그는 왜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인가? 미아는 그 것이 궁금해졌다.
“무슨.......”
“내게 또 다른 힘을 준 이가 그랬다. 자신과 자신의 왕에게 충성을 바치면 누구보다 강해질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대신 대가는 치러야 한다고 했지. 그래서 난 너희 4명과 타산 박사, 그리고 단가이오를 그 분에게 바치기로 약속했다.”
“그, 그런......”
“원한은 없지만 내 꿈을 위해 눈을 감아줘야 겠다, 미아 아리스!”
할 말을 다했는지 길 버그는 왼손을 높이 쳐들었다. 아마도 저 손으로 미아를 내리쳐 기절시킬 속셈이었던 거 같았다. 하지만......
“다, 당신 따위에게 지지 않아!”
미아의 눈이 번쩍이더니 그녀의 몸 전체에서 엄청난 힘이 뿜어져 나왔다. 그 힘은 길 버그의 사지를 옳아 묶은 뒤 그를 벽에 세차게 내동댕이쳤다.
“크억! 이, 이 힘은......”
그 말을 끝으로 길 버그는 기절이라는 늪 속에 잠겨 들어갔다. 길 버그의 속셈을 알아차린 것도 차린 것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녀의 몸속에 잠재되어있는 힘의 정체였다. 그 힘은...... 이렇게 강렬한 것이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했다. 자원 위성에서 본 롤, 란바, 파이의 힘과는 상대가 안될 정도로......
“이게 나의 힘?”
순간 미아는 뭔가를 느꼈다. 그리고 그녀는 반사적으로 방밖으로 빠져나갔다. 방밖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 병기들끼리 서로를 파괴하고 있었고 그 와중에 인체 개조를 받은 타산 박사의 충복들이 무대기로 죽어나가고 있었다.
“뭐, 뭐야......”
자기 외에 3명은 어떻게 된 것일까? 미아는 그들이 묵고있다는 숙소 쪽으로 달려가 보았다.
“롤, 란바, 파이!”
그들의 방문을 열고 그들의 이름을 불러보았지만 그녀의 눈에 보인 것은....... 기절해 있는 그들과 그리고 그들을 기절시킨 걸로 보이는 길 버그와 비슷한 개조를 받은 인간들이었다.
“아, 아니......”
“뭐야, 길 버그 녀석. 자신 있게 가더니 결국 당한 건가?”
롤을 쓰러뜨린 남자가 걸어오자 미아는 더 이상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왔던 길을 도로 되돌아 달려가며 단메카닉이 있는 격납고 쪽으로 달려간 것이다.
거친 숨소리와 바람결에 휘날리는 머리카락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 미아는 이런 것들을 쏟아내면서 겨우 단메카닉이 있는 격납고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단메카닉에 타면서 조용히 중얼거렸다.
"롤, 란바, 파이. 조금만 기다려. 꼭 구해줄게."
그렇게 미아가 탄 단메카닉은 어두운 우주공간을 향해 날아올랐다.
그 시각 타산은 이런 소동을 모른 채 자신의 연구실에서 미아들을 얼마에 팔까를 계산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미소와 행복한 꿈은 갑자기 울린 경고음에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뭐냐, 무슨 일이냐?”
경고음이 타산의 전함 전체에 발해지기 시작하자 타산은 급히 메인 브릿지에 연결된 화면을 켰다. 그러자 타산이 손수 제작한 양산형 오퍼레이터가 화면에 그 모습을 공개하였고 그 녀석을 본 타산은 급히 입을 벌려 소리를 질렀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신병기가 탈출. 단메카닉 발진 준비중.”
역시 인간과 기계의 차이는 감정이 있는 것 같았다. 타산의 명령에 그 어떤 감정이 섞이지 않은 목소리로 대꾸한 양산형 오퍼레이터였다. 하지만 그 오퍼레이터의 감정에 타산은 뭐라고 할 시간이 없었다. 그가 관심이 있는 건 말의 내용이었지 말의 감정이 아니었으니까.
“바보같은...... 누가 발사하려는 것이냐?”
그러자 화면이 곧 바뀌었다. 그 화면에는 단메카닉에 타고 있는 미아의 모습이 나타났고 그 모습을 본 타산은 너무 놀라 뭐라고 하지 못하고 입만 뻐끔거리고 있었다.
곧 미아의 단메카닉은 우주 공간을 향해 날아올랐다.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타산은 급히 호출기를 눌러 자신의 수하들을 불러냈다.
“칸, 베이커! 나가라! 가서 저 녀석들을 잡아왓!”
“미안하지만 더 이상 당신에게 용건같은 건 없어.”
어디선가 많이 들었지만 시건방진 말투로 가득 채워진 이 문장은...... 이라고 생각하면서 타산은 고개를 돌려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사람을 보았고 곧 그 사람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부관인 길 버그였는데....... 타산은 방금 길 버그가 한 말에 의심이 갔다. 길 버그라면 자신에게 절대 존대를 쓰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뭐, 뭐라고? 방금 뭐라고 했나, 길 버그?”
“미아 아리스는 놓쳤지만 당신은 잡았거든.”
부관의 자리는 이미 차버린 지 오래. 길 버그의 입에서는 차디찬 냉소가 담긴 말소리만 흘러나왔다. 타산이 길 버그에게 뭐라고 하려는 찰나 갑자기 비상벨이 울리면서 스크린 몇 개가 환하게 켜졌다. 그 스크린을 들여다본 타산은 다시 한 번 경악을 금치못했다. 스크린에 나온 것은 정체불명의 전함. 타산의 전함보다 몇배는 큰 전함이었다. 분명 이 모든 것은 길 버그가 한 짓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타산은 이를 부득 갈았다.
“길 버그, 네놈이......”
“당신과 그 3명을 넘기면...... 난 더욱 강해질 수 있겠지.”
그 말과 함께 길 버그의 오른손에 들린 권총이 타산을 향해 싸늘한 빛을 내뿜었다.
"길 버그!"
"이만 사라져주십시오, 타산 박사님."
그리고 총구는 매정한 불꽃을 내뿜었다.
“도대체 제가 왜 블루 군과 같이 우주에 나가야하는 겁니까?”
“내가 왜 레드 따위랑 같이 우주에 가야하는 건데?”
궤도 엘리베이터 ‘피스’ 인근의 도크.
이 시대에는 순양함급 클래스의 전함들이 우주로 올라가는 방법이란 도크를 이용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궤도 엘리베이터들의 등장으로 도크들은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도크가 없으면 지구에서 건조한 전함을 우주로 올려보낼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우주의 주요 기지에 전함을 배치해야하는 인혁련, 유니온, AEU의 군부에서 도크를 주로 이용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도크는 군에서 소유하고 있었지만 개중 몇몇은 매우 드물게 민간인이 소유하고 있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레드, 블루들이 시반 포트레스를 우주로 올려보내기 위해 이용하는 이 도크 역시 민간인이 소유하고 있는 도크로 구시대에는 군기지로 쓰였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민간인에게 소유권이 넘어가 우주로 밀항하고 싶은 사람들이 자주 애용하는 공간이 되고 말았다.
우주로 올라가려는 시반 포트레스의 메인 브릿지에서 레드와 블루는 서로에게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며 말싸움을 시작하고 있었다. 레드와 블루의 말싸움은 하는 당사자들에겐 꽤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지만 구경하는 사람들에겐 즐거운 볼거리였기에 이 둘의 말싸움을 보는 머리를 삐삐처럼 양쪽 옆으로 깔끔하게 빗어 묶은 한 소녀-굉장히 귀엽게 생긴 외모인데 의외로 키는 컸고 몸매도 날씬한 편인-는 생글생글 웃으며 이 두 사람을 지켜보았다.
“에이~! 블루도, 레드도 그만해~! 왜 맨날 만나면 싸우기만 해?”
당연한 소리겠지만 이건 마음에 없는 소리다. 그냥 구경만 하고 있기엔 뭐했기에 나츠키는 이 둘을 말리는 척 한 것뿐이었다. 하지만 서로를 헐뜯는데 열중하고 있는 두 사람은 나츠키의 말을 깊게 생각도 안해보고 얼른 그녀에게 말했다.
“나츠키 양. 전 딱히 블루 군과 싸우고 있는 게 아닙니다. 이건 그저 정신적인 유희에 불과할 뿐입니다.”
“나츠키, 무슨 소릴~! 난 레드가 심심해 할까봐 놀아준 거에 불과하다고~!”
이 두 사람이 동시에 말을 한 대상, 나츠키 미카무라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는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소녀로 블루가 시반 슈미터에 들어올 때 함께 온 소녀였다. 유파 동방불패의 무술을 익히느라 산속에서 수행을 하던 블루가 어느날 산속에 쓰러져 있는 나츠키를 발견하고 사부에게 데려왔고 블루의 사부는 나츠키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갈 곳이 없는 그녀를 수양딸 삼아 함께 살았다고 한다. 나중에 블루가 사부의 명령으로 무사 수행을 하기 위해 샤이닝 건담과 함께 산을 떠나자 블루랑 함께 여행가고 싶어 몰래 샤이닝 건담에 숨어들어왔다는 사연이 있는 소녀가 바로 나츠키였다.
어쨌든 레드는 자신과 비슷한 멘트를 블루가 하자 심히 불쾌하다는 얼굴을 하곤 그를 쏘아붙였다.
“왜 제 말을 표절하시는 겁니까? 스스로 문장을 만들어낼 능력도 없으신가 보죠?”
“뭐라는 거야, 이 냉혈 인간이!”
“제가 냉혈인간이면 블루 군은 미숙아 입니다. 아시겠습니까?”
“남을 비하하는 개그 밖에 못하다니 역시 넌 멀었어~!”
“그럴 수밖에요. 전 블루 군과 같은 개그 캐릭터가 아니니까요.”
“어디의, 누가 개그 캐릭터라는 거냐?”
“제 앞에 있는, 호모 사피엔스 연령 21세의 남자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름 뜻은 ‘우울함’이라죠?”
“무신 소리! 이 형님의 이름 뜻도 제대로 모르다니...... 그래가지고 이 형님의 아우 노릇을 할 수 있겠어?”
“영어 공부 좀 하시죠. 자기 이름에 어떤 뜻이 있는 지도 모른단 겁니까? 그리고 제 생일은 4월 14일, 블루 군의 생일은 12월 7일, 제 생일이 8개월이나 앞에 있습니다. 누가 형인지는 꼭 물어봐야 합니까?”
“훗~! 내 말은 정신적으로 내가 더 성숙했으니 내가 형이란 소리였다!”
“그쪽으로 따져 봐도 제가 형일 텐데요. 안 그렇습니까, 나츠키 양?”
레드와 블루의 속사포같은 말싸움을 지켜보던 나츠키는 갑자기 자신에게 포커스가 돌아오자 조금 놀라면서도 깔끔하게 이 둘의 말싸움을 정리해주었다.
“내가 보기엔 둘 다 똑같아 보여.”
“무신 소리야, 나츠키! 어딜봐도 내가 낫잖아!”
“그건 동의할 수 없군요, 나츠키 양.”
“진짜 바보 같아, 둘다.”
“저기......”
레드, 블루, 나츠키의 말싸움을 중단시킨 사람은 한쪽 눈을 검은 안대로 가린 역전의 용사와 같다는 느낌이 드는 30대 중반의 남자였는데 그는 세 사람에게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이제 출발할 시간입니다. 자리에 앉아주시지 않겠습니까?”
“아, 실례했습니다. 발라 씨.”
“미안, 발라 아저씨~!”
“죄송해요~! 발라 아저씨.”
남자의 정중한 요구에 세 사람은 황급히 자리에 앉았다. 블루와 나츠키의 ‘아저씨’발언에 조금은 상처 입은 듯 보였지만 발라는 세 사람이 자리에 앉자 함장석에 앉아 도크의 관제탑에 연락을 넣었다.
“시반 포트레스, 준비 완료입니다. 우주로 보내주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관제탑과의 연락이 끊어지자마자 시반 포트레스는 크게 요동을 치며 우주를 향해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흑색의 우주에서 과연 시반 포트레스는 과연 어떤 일을 겪게 될 것인가?
지구와 플랜트 사이의 넓디 넓은 우주 공역.
한 대의 전투기가 누군가의 공격으로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다시 공격받으면 또 다시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어느 공간에서의 일이다.
“우아아앗!”
그 전투기는 단메카닉 1호기. 파일럿은 미아 아리스라고 나중에 등록이 될 물건으로 지금 등록이 될 파일럿이 그 전투기를 몰고 열심히 적의 공격을 피해 도망치고 있는 중이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엄청난 공격을 미아는 가까스로 피해내면서 주문을 외우듯 계속해서 뭔가를 중얼거렸다.
“사...... 살아....... 살아야해.......”
살아야한다. 그 것이 미아에게 남겨진 마지막 말이었다. 그녀는 거의 본능적으로 공격을 피하면서 지구로 들어가려고 계속 애를 썼다. 그녀는...... 죽고 싶지 않았다.
“살아야해. 꼭 살아남아야 해!”
미아는 자기 최면을 걸 듯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그녀는 죽고 싶지 않았다. 살아서...... 살아서 자신이 기억하는 그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 곳에 있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만나고 싶었다. 그럴려면...... 무슨 일이 이어도 살아야만 했다.
“난 지구로 돌아가야 해. 일본으로...... 내 집으로 돌아가야 해!”
순간 어두운 우주공간을 밝게 비추는 빛이 일어났다.
“에스퍼 3인과 타산 박사의 목입니다.”
어느 어두운 공간.
이 공간 내에서 유일하게 식별이 가능한 기계로 만든 붉은 눈과 붉은 안광을 통해 얼굴 윤곽이 보이는 길 버그는 누군가를 향해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길 버그가 내민 소형 단말기를 통해 세 명의 에스퍼-롤, 란바, 파이-와 타산 박사의 목을 확인한 상대편은 감정이라곤 1밀리그램도 담겨있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나가 비는군. 계약은 파기다.”
“무, 무슨 소립니까? 전 확실히......”
당황한 길 버그가 매달리자 상대편은 여전히 감정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지.”
“겨우 계집애 하나 빠진 것 뿐 입니다.”
“그래서 자넨 실패한 거지. 겨우 계집애 하나 잡지 못해서 말이야.”
상대가 전혀 말이 통하지 않자 길 버그는 머리를 숙여 그에게 완전히 엎드렸다.
“반드시 잡겠습니다. 조금만 시간을 주신다면......”
“......”
상대가 답하지 않자 길 버그는 상체를 일으켜 세우더니 뭔가 결심을 한 듯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대가는 치르겠습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길 버그는 의수를 단 오른손을 들어 자신의 왼쪽 눈 쪽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푸욱 하는 소리와 함께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그는 자신의 왼쪽 눈을 파낸 것이다. 의안이 아닌 인간의 것인 왼쪽 눈을...... 그 왼쪽 눈을 든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면서 길 버그는 다시 한 번 말했다.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대가로 이 눈을 바치겠습니다. 그러니 제게 부디 다시 한 번 기회를......”
이미 몸 전체의 80%가 기계로 개조된 길 버그에게 있어 왼쪽 눈은 정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었다. 그런 왼쪽 눈을 아무 거리낌 없이 뽑아내 충성의 맹세로 바치고 있었다. 그만큼 지금 길 버그는 너무도 절박한 상황이었다.
“잡을 수 있단 소린가?”
“물론입니다! 반드시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자 상대편은 길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생각한 모양이었다.
“좋아, 그럼 널 한 번 더 믿어보도록 하지. 가서 남은 에스퍼를 잡아오도록.”
“감사합니다, 루시퍼 장군님.”
길 버그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아 군례를 올렸다. 비로소 그의 야망 중 한 귀퉁이가 완성이 되는 순간이었다.
길 버그는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지금 이 순간을......
힘을 얻게 되는 이 순간을......
“포인트 647에서 합류하잔 말씀이십니까?”
우주로 올라온 시반 포트레스의 메인 브릿지에서 레드는 반과 통신으로 합류할 곳을 정하고 있었다. 지금 반이 합류하자고 말한 포인트 647은 단가이오를 만든 타산이란 박사와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에서 불과 10분도 안떨어진 곳이었다.
[응, 단가이오 팀과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니까.]
“전 ‘피스’까지 시반 포트레스로 오라고 하실 줄 알았는데요?”
[그럴래? 난 그래도 상관없는데.]
“사양하겠습니다.”
서로 가벼운 농담을 주고 받은 반과 레드는 피식 웃었고 먼저 웃음을 정리한 레드가 반에게 물었다.
“포인트 647까진 유니트로 오실 생각입니까?”
[그래야겠지? 전함 대절할 생각은 없으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그곳에서 뵙죠.”
[그래, 그럼 이따 보자구.]
반과의 통신이 끝나자마자 자리에 앉으려는 레드를 발라가 불렀다.
“이크나트 씨.”
반을 포함해 시반 슈미터의 모든 사람들을 부를 때 성으로만 부르는 게 발라의 특징이었다. 발라가 부르자 레드는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고 발라는 그를 부른 이유를 바로 설명해주었다.
“이 근처에 긴급 구조 신호를 보내는 물체가 있습니다.”
“긴급 구조 신호라구요?”
“예, 단가이오를 만나기로 한 예정 포인트 근처에서 오는 신호라 마음에 걸리는 군요.”
발라의 설명을 들은 레드는 메인 스크린에 나타난 긴급 구조 신호를 보고 생각에 잠겼다.
“뭔가 느낌이 이상하군요.”
“나도 느낌이 이상한데? 이건 마치 반이 자기 검술에 대해 감추고 나한테 대련 신청한 거랑 비슷한 느낌이야.”
“대장님의 검은 저도 제대로 이기지 못할 정도로 강합니다. 상대의 역량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전사는 전사 자격이 없습니다.”
“뭣이라!”
블루의 발끈을 완전히 무시한 레드는 메인 브릿지를 나가면서 발라에게 말했다.
“일단 제가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이버스타를 준비해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도 나갈래! 나도!”
그러자 레드는 함께 출격하겠다고 난리를 피우는 블루를 말렸다.
“블루 군은 시반 포트레스를 지켜주십시오. 대장님과 T 씨, 사쿠라 씨가 안 계신 이상 시반 포트레스를 지킬 수 있는 유니트는 블루 군의 샤이닝 건담 밖에 없으니까요.”
“쳇, 빈집 지키기나 시키다니.”
“잘 지키십시오. 시반 포트레스는 우리들 시반 슈미터의 집이니까요.”
메인 브릿지를 나선 레드가 자신의 전용 유니트, 사이버스타를 타고 시반 포트레스의 덱을 통해 발진한 건 그로부터 정확히 5분 뒤의 일이었다.
날개를 형상화한 듯한 하얗고 커다란 어깨 장갑과 용맹한 기사를 상징하는 듯 보이는 가슴의 갑주. 그리고 하늘을 지배하는 독수리의 발톱을 본뜬 발의 생김새까지 사이버스타의 모습은 기사의 모습을 한 독수리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독수리보다는 불사조, 피닉스에 더 가깝겠지만......
하얗고 기다란 장검을 오른손에 든 레드의 전용 유니트, 사이버스타는 빠른 스피드로 우주 공간을 누비며 긴급 구조 신호가 오는 공역을 향해 날아갔다.
잠시 후, 문제의 공역에 도착한 레드는 어느 전투기 하나가 몇몇 전투기에게 쫓기고 있는 상황을 볼 수 있었다. 상황이 어찌된 건지 알 수 없었던 레드는 긴급 구조 신호가 쫓기는 쪽의 전투기에서 나오는 걸 알곤 먼저 그 전투기에 회선을 넣었다.
“여기는 시반 슈미터. 미확인 비행물체의 파일럿은 응답하시길 바랍니다.”
그러자 곧 화면이 밝게 모습을 드러내면서 한 여자의 모습을 화면 가득 내보냈다. 그 여자는 바로 미아 아리스. 길 버그에게 잡힐 뻔했지만 단메카닉으로 간신히 탈출한 에스퍼였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제 이름은 미아 아리스. 타산 박사에 의해 에스퍼로 개조된 사람입니다.]
타산 박사라는 이름을 들은 레드는 곧 그의 기억력을 발동시켜 그 이름을 가진 자에 대한 일을 기억해냈다.
“아, 그럼 오늘 우리가 만나기로 한 사람들이군요.”
[에? 그게 무슨......]
“일단 이 상황부터 수습해야겠군요.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레드는 일단 그렇게 말한 뒤 미아와의 통신을 끝냈고 그는 바로 사이버스타를 조종하여 미아의 단메카닉을 쫓던 전투기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적의 전투기도 만만치 않았다. 시반 슈미터 제 1의 스피드를 가진 레드의 사이버스타를 상대로 절대 꿀리지 않은 스피드를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상대가 만만치 않은 스피드를 가지고 있자 레드의 한쪽 입 꼬리가 살짝 말아 올라갔다.
“후, 상당한 스피드이군요? 사이버스타로도 따라잡기가 힘들다니...... 하지만 사이버스타의 스피드를 우습게보시면 곤란합니다.”
레드의 의지가 전해졌는지 사이버스타가 시퍼런 빛에 온몸을 감쌌다 그리고 엄청난 스피드로 전투기 무리들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그리곤 오른손에 들고 있던 장검-엑스칼리버로 적 전투기를 하나씩 베어버렸다.
[제노사키스류 안개 베기]
사이버스타가 우주 공간에서 춤을 추었고 그 춤의 선이 그어지는 곳에 날카로운 섬광이 존재했다. 사이버스타의 춤이 끝나는 곳에서 우아한 불꽃을 남기고 소속 불명의 전투기들은 하나 둘씩 그 모습을 잃어갔다. 그 존재의 의의를 철판 몇 개와 그 철판에 묻어난 세포 몇 조각으로 환원되어버린 파일럿에 대한 명복은 과연 누가 빌어줄까? 하지만 이 곳은 전장터. 그들의 죽음은 어쩔 수 없는 것. 누구나 살기 위해서 발악하는 곳. 그 곳이 바로 전장터이고 그리고 이곳이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레드는 가장 간단한 진리를 몸소 실천했다.
바로 힘이 없으면 죽는다.
레드는 그들 모두를 죽였고 그리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상대를 모두 처리한 레드는 다시 미아의 단 메카닉을 향해 다가가 회선을 넣었다.
“미아 씨? 미아 아리스 씨?”
[예, 미아 아리스 입니다.]
“제 이름은 레드 이크나트. 용병대 시반 슈미터 소속의 용병입니다. 오늘 저희는 당신을 포함한 4인의 에스퍼와 슈퍼로봇 단가이오의 호위를 의뢰 받고 이 근처 공역으로 오던 중이었습니다.”
[그럼 당신들은 저희를 데리러 온 분이셨군요.]
“그런 셈이지요. 그런데 어떤 사정으로 이곳에 혼자 계시는 겁니까? 저희가 아는 바에 의하면 당신은 당신과 같은 에스퍼 3인과 함께 타산 박사에 의해 우리에게 직접 신병이 인도되어야했는데요?”
[그, 그건......]
미아가 대답하는 걸 꺼리자 레드는 장소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그녀에게 다시 권했다.
“장소가 좋지 않군요. 이 근처에 저희 모선이 있습니다. 일단 그리로 가신 뒤에 이야기를 하는 편이 좋겠군요. 절 따라 오십시오.”
[알겠습니다.]
시반 포트레스를 향해 레드의 사이버스타가 선행하자 미아는 단메카닉을 조종해 그의 뒤를 쫓아갔다. 길 버그를 피해 도망쳤지만 자신의 동료들은 빠져나오지 못했고 자신은 지금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아는 자신에게 도움을 준 레드를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 아까 자신을 추격한 전투기들도 겨우 피했는데 그들을 가뿐히 제압한 레드를 피할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미아는 조용히 기원했다. 레드가 좋은 사람이기를...... 그리고 길에게 잡힌 동료들이 무사하기를.......
투 비 컨티뉴드......
기동전사 크로스 본 건담
기동무투전 G 건담
신기동전기 건담 W ~ Endless Waltz
기동신세기 건담 X
기동전사 건담 SEED Destiny
기동전사 건담 OO
마징카이저
UFO로보 그렌다이저
체인지 진 겟타 로보 ~ 세계 최후의 날
초수기신 단쿠가
머신로보 ~ 크로노스의 대역습
파사대성 단가이오
기동전함 나데시코 극장판 ~ The Prince of Darkness
반드레드
초중신 그라비온
기어전사 덴도
용자왕 가오가이가 ~ 진정한 용기
반프레스토 오리지날
SAGA 오리지날
SRW 外傳 FUTURE DREAM
제 1부 The Lost Generation
Stage 2. Shivan Scimitar (2)
유니온의 궤도 엘리베이터 ‘피스’
라인카인트 가의 의뢰를 수행하기 위해 용병대 시반 슈미터가 찾은 곳은 바로 이곳이었다. 지구 밖까지 연결된 궤도 엘리베이터 덕분에 우주로 올라가는 게 참 쉬워진 시대가 되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반 시민에게나 해당되는 말이고 시반 슈미터의 용병들 같은 특수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겐 여전히 불편하기만 했다.
궤도 엘리베이터의 열차를 이용하기 위해선 신분 확인 및 적절한 비용을 지불해야하는데 가지고 가는 짐이 많거나 대형일수록 지불해야하는 비용은 점점 올라갔다. 특히 시반 슈미터들은 우주로의 반입 자체가 까다로운 것들이며 반입이 된다고 해도 상당히 많은 돈을 비용으로 지불해야만 했다.
시반 슈미터의 대원들 수속과 유니트 반입까지 전부 T와 사쿠라에게 맡긴 건 대장 반이었다. 평상시 같으면 이런 일은 레드가 전부 알아서 해결하지만 지금 레드는 반의 곁에 없었다. 레드가 여기에 없는 이유는 바로 시반 포트레스 때문인데, 우주에 올라간 뒤에 라인카인트 가가 지정해준 포인트까지 가기 위해선 전함이 필요했다. 그런데 우주에 시반 슈미터가 전함을 마련해놓을 리 없으니 지상에서 써먹는 전함 시반 포트레스를 우주로 올려놔야만 했다. 그런데 전함급 질량을 가진 물체를 궤도 엘리베이터를 통해 우주로 반입하는 건 불가능했기에 지금 시반 포트레스는 레드의 지휘 하에 궤도 엘리베이터 ‘피스’에서 가장 가까운 도크-전함이나 로켓, 우주 왕복선 등을 우주로 쏘아올리는 일종의 우주 기지-로 가 있는 중이었다. 반 일행이 궤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우주로 올라가면 나중에 연락을 취해 랑데뷰하기로 했으니 우주에서 레드들을 만나지 못해 곤란을 겪을 일은 없었다.
어쨌든 T와 사쿠라에게 모든 걸 다 맡겨버린 반은 휘파람까지 불며 시반 슈미터의 유니트들이 궤도 엘리베이터의 열차에 반입되는 걸 보고 있었다. 일은 제대로 처리했네 라고 생각하고 있는 반에게 저번 AEU의 군사 연습장에 함께 갔던 조금 작은 몸집과 하얀 피부, 그리고 오밀조밀하게 생긴 귀여운 얼굴과 뱅 헤어를 한 소녀, T가 다가왔다.
“반, 수속을 다 끝냈어.”
“그래? 수고했어.”
“근데 이번에도 정말 까다롭게 굴던데? 비용도 많이 때리고......”
“별 수 없잖아? 유니온과 쟈프트는 지금 사이가 별로 안 좋으니까. 그런 상황에 우리 같은 용병대가 우주로 올라가는 걸 좋아하겠어? 우리가 우주에 가서 쟈프트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우리에게 궤도 엘리베이터 사용을 허락해준 유니온이 좀 많이 난처해질 테니까.”
“그런 거까지 신경 써야 하다니...... 이거 꽤 피곤한 직업이구만.”
“미움 받는 직업이니까. 용병이란 건 말이야.”
용병이 미움 받는 직업이란 반의 말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T도 알고 있었다.
“그건 나도 알어. 어떤 정규군에게 돈에 긍지를 팔았다는 소리를 들었으니까. ‘너흰 명예도 없는 거냐!’라고 말하던데?”
“웃기는 소리지. 돈 없어서 굶어봐, 그딴 소리 나오나? 긍지나 명예가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닌데......”
‘인생은 한방!’, ‘내가 믿는 종교의 교주님은 돈이시다!’라는 말을 평소에도 자주하는 반다운 독설이었다. 이런 소리를 매일 들었기 때문에 별 거부감이 없는 T는 또 뭔가 생각났는지 반에게 물었다.
“그건 그렇고 우주에 가면 어쩔거야? 전함 대여해서 움직일 거야? 아님 시반 포트레스를 우주로 올릴 거야?”
“그래야지. 우주에서 쓸 전함을 대여할 정도로 여유 있지 않으니까. 이번 의뢰...... 은근히 돈 많이 들어가네. 쳇...... 의뢰가 끝나면 톡톡히 받아내겠어, 라인카인트 가!”
“그래서 레드와 블루, 나츠키를 시반 포트레스에 남겨둔 거구나?”
시반 슈미터의 유명한 만담 콤비, 레드와 블루 외에 나츠키라는 생소한 이름을 입에 담은 T 를 보며 반은 씩 웃어보였다.
“그쪽도 수속은 필요하니까. 불법이지만 말이지.”
그때였다. 단정하게 빗은 흑색 머리카락과 이지적으로 생긴 얼굴, 그리고 옆의 소녀보단 약간 더 큰 키를 가진 여자가 반과 T에게 다가온 것이......
“치프, 모든 유니트 반입을 끝냈습니다.”
“수고했어, 사쿠라. 그럼 갈까?”
“알겠습니다.”
웃으면 꽤나 예쁜 얼굴이 될 텐데도 사쿠라라고 하는 여자는 전혀 웃지 않았다. 딱딱한 얼굴로 반의 말에 알았다는 답만 내놓은 뒤 바로 궤도 엘리베이터 탑승구로 가버렸다. 사쿠라가 가버리자 반과 그곳에 덩그러니 남겨진 T가 반에게 말했다.
“늘 느끼는 거지만 사쿠라 씨는 너무 냉정해.”
“뭐, 그게 사쿠라의 귀여운 점이지. 엄한 가정교육과 규율이 엄격한 군대에 있으면 누구라도 저렇게 될 거야.”
“호오, 반은 알고 있었네. 사쿠라 씨의 과거.”
“당연하지. 그 정도도 모르고 어떻게 대장을 하겠어? ‘대원들의 과거에 대해선 나름대로 알아서 파악해놓는다’ 대장이라면 이 정도는 해놔야지.”
“그럼 내 과거도 조사했어?”
“글쎄다~! 그건 잘 기억이 안 나네~!”
반이 곤란한 답변을 슬그머니 회피해버리자 T는 피식 웃었다.
“내 과거를 조사해도 상관없어. 반은 대장이니까 그 정도는 해도 된다고 생각하니까.”
“이해해줘서, 고마워. T.”
T가 이해한다는 말을 하자 반의 얼굴이 왠지 가벼워보였다. 아니, 가벼워보였다는 건 T만의 착각인 것일까?
타산의 전함.
각자에게 배정된 방에 들어간 뒤, 미아는 계속해서 자신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그 진실에 대해서 생각에 잠겼다.
“타산 박사는 우리들을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만들어진 것이라면...... 우리들이 과거의 기억 따위를 가지고 있을 리가 없어. 그렇지만 난 가지고 있는 걸. 지구라는 별과...... 일본이라는 나라. 그곳에 난 존재하고 있었어. 그건...... 내 착각일까? 아니면......”
거기가지 생각했을 때 미아의 방문이 갑자기 열렸다. 왠지 기분나쁜 느낌. 여자의 감인지 아니면 에스퍼의 감인지는 모르겠지만 미아는 알 수 없는 불쾌감에 휩싸여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구시죠?”
그렇게 말하면서 천천히 문 쪽으로 다가간 그녀. 그런 그녀 앞에 갑자기 누군가가 나타났다. 그 사람의 정체를 알고 이름을 부르려는 찰나에 그 사람의 오른손이 날아들며 미아의 입을 막아버렸다.
“웁~!”
그 사람은 무지막지한 힘으로 미아를 벽으로 밀어붙였다. 텅하는 소리와 함께 미아의 몸과 벽이 세차게 부딪혔고 미아는 눈을 부릅떠 자신을 밀어붙인 사내를 노려보았다. 그 사내의 이름은 길 버그. 타산 박사의 부관이었다.
“뭐하는 거예요?”
막혀져있는 입을간신히 움직여서 말을 하자 길 버그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난 길 버그. 타산 박사의 부관으로 육체개조까지 받은 몸이시지.”
“그, 그래서?”
“이 눈을 봐라.”
순간 길 버그의 오른쪽 눈이 기하학적으로 움직였다. 그 징그러운 장면에 미아는 욕지기가 일어났다. 그런 미아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길 버그는 그대로 미아를 몰아붙인 채 말을 계속해나갔다.
“난 누구보다 강해지고 싶었다. 누구보다 강해져서 누구도 날 업신여기지 못하게 만들고 싶었지. 그래서 자신의 몸에다 이런 짓을 했다!”
순간 길 버그의 오른 쪽 눈의 동공이 커지면서 레이져 빔이 발사되었다. 그 빔은 미아의 왼쪽귀 바로 옆의 벽에 명중하였고 그와 동시에 쉬이익하는 하얀 김이 일어났다. 미아의 입을 막은 오른손을 그녀의 입에서 떼어낸 길 버그는 그 손에 끼고 있던 붉은색 장갑을 빼내었다. 그리고 그 손으로 미아의 목을 세차게 움켜쥐었다.
“헉......”
너무도 강한 힘으로 움켜쥐었기에 미아는 숨조차 제대로 쉬기 어려웠다.
“하지만 박사는 내게 그런 기회를 주지 않았지. 난 어디까지나 너희를 만들어내기 위한 과정 중에 만들어낸 불량품에 지나지 않지.”
“크윽......”
“하지만 박사는 한 가지 잊고 있는 게 있어. 이 세상을 지배하는 건 힘이라는 걸 말이야.”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길 버그는 왜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인가? 미아는 그 것이 궁금해졌다.
“무슨.......”
“내게 또 다른 힘을 준 이가 그랬다. 자신과 자신의 왕에게 충성을 바치면 누구보다 강해질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대신 대가는 치러야 한다고 했지. 그래서 난 너희 4명과 타산 박사, 그리고 단가이오를 그 분에게 바치기로 약속했다.”
“그, 그런......”
“원한은 없지만 내 꿈을 위해 눈을 감아줘야 겠다, 미아 아리스!”
할 말을 다했는지 길 버그는 왼손을 높이 쳐들었다. 아마도 저 손으로 미아를 내리쳐 기절시킬 속셈이었던 거 같았다. 하지만......
“다, 당신 따위에게 지지 않아!”
미아의 눈이 번쩍이더니 그녀의 몸 전체에서 엄청난 힘이 뿜어져 나왔다. 그 힘은 길 버그의 사지를 옳아 묶은 뒤 그를 벽에 세차게 내동댕이쳤다.
“크억! 이, 이 힘은......”
그 말을 끝으로 길 버그는 기절이라는 늪 속에 잠겨 들어갔다. 길 버그의 속셈을 알아차린 것도 차린 것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녀의 몸속에 잠재되어있는 힘의 정체였다. 그 힘은...... 이렇게 강렬한 것이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했다. 자원 위성에서 본 롤, 란바, 파이의 힘과는 상대가 안될 정도로......
“이게 나의 힘?”
순간 미아는 뭔가를 느꼈다. 그리고 그녀는 반사적으로 방밖으로 빠져나갔다. 방밖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 병기들끼리 서로를 파괴하고 있었고 그 와중에 인체 개조를 받은 타산 박사의 충복들이 무대기로 죽어나가고 있었다.
“뭐, 뭐야......”
자기 외에 3명은 어떻게 된 것일까? 미아는 그들이 묵고있다는 숙소 쪽으로 달려가 보았다.
“롤, 란바, 파이!”
그들의 방문을 열고 그들의 이름을 불러보았지만 그녀의 눈에 보인 것은....... 기절해 있는 그들과 그리고 그들을 기절시킨 걸로 보이는 길 버그와 비슷한 개조를 받은 인간들이었다.
“아, 아니......”
“뭐야, 길 버그 녀석. 자신 있게 가더니 결국 당한 건가?”
롤을 쓰러뜨린 남자가 걸어오자 미아는 더 이상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왔던 길을 도로 되돌아 달려가며 단메카닉이 있는 격납고 쪽으로 달려간 것이다.
거친 숨소리와 바람결에 휘날리는 머리카락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 미아는 이런 것들을 쏟아내면서 겨우 단메카닉이 있는 격납고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단메카닉에 타면서 조용히 중얼거렸다.
"롤, 란바, 파이. 조금만 기다려. 꼭 구해줄게."
그렇게 미아가 탄 단메카닉은 어두운 우주공간을 향해 날아올랐다.
그 시각 타산은 이런 소동을 모른 채 자신의 연구실에서 미아들을 얼마에 팔까를 계산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미소와 행복한 꿈은 갑자기 울린 경고음에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뭐냐, 무슨 일이냐?”
경고음이 타산의 전함 전체에 발해지기 시작하자 타산은 급히 메인 브릿지에 연결된 화면을 켰다. 그러자 타산이 손수 제작한 양산형 오퍼레이터가 화면에 그 모습을 공개하였고 그 녀석을 본 타산은 급히 입을 벌려 소리를 질렀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신병기가 탈출. 단메카닉 발진 준비중.”
역시 인간과 기계의 차이는 감정이 있는 것 같았다. 타산의 명령에 그 어떤 감정이 섞이지 않은 목소리로 대꾸한 양산형 오퍼레이터였다. 하지만 그 오퍼레이터의 감정에 타산은 뭐라고 할 시간이 없었다. 그가 관심이 있는 건 말의 내용이었지 말의 감정이 아니었으니까.
“바보같은...... 누가 발사하려는 것이냐?”
그러자 화면이 곧 바뀌었다. 그 화면에는 단메카닉에 타고 있는 미아의 모습이 나타났고 그 모습을 본 타산은 너무 놀라 뭐라고 하지 못하고 입만 뻐끔거리고 있었다.
곧 미아의 단메카닉은 우주 공간을 향해 날아올랐다.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타산은 급히 호출기를 눌러 자신의 수하들을 불러냈다.
“칸, 베이커! 나가라! 가서 저 녀석들을 잡아왓!”
“미안하지만 더 이상 당신에게 용건같은 건 없어.”
어디선가 많이 들었지만 시건방진 말투로 가득 채워진 이 문장은...... 이라고 생각하면서 타산은 고개를 돌려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사람을 보았고 곧 그 사람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부관인 길 버그였는데....... 타산은 방금 길 버그가 한 말에 의심이 갔다. 길 버그라면 자신에게 절대 존대를 쓰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뭐, 뭐라고? 방금 뭐라고 했나, 길 버그?”
“미아 아리스는 놓쳤지만 당신은 잡았거든.”
부관의 자리는 이미 차버린 지 오래. 길 버그의 입에서는 차디찬 냉소가 담긴 말소리만 흘러나왔다. 타산이 길 버그에게 뭐라고 하려는 찰나 갑자기 비상벨이 울리면서 스크린 몇 개가 환하게 켜졌다. 그 스크린을 들여다본 타산은 다시 한 번 경악을 금치못했다. 스크린에 나온 것은 정체불명의 전함. 타산의 전함보다 몇배는 큰 전함이었다. 분명 이 모든 것은 길 버그가 한 짓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타산은 이를 부득 갈았다.
“길 버그, 네놈이......”
“당신과 그 3명을 넘기면...... 난 더욱 강해질 수 있겠지.”
그 말과 함께 길 버그의 오른손에 들린 권총이 타산을 향해 싸늘한 빛을 내뿜었다.
"길 버그!"
"이만 사라져주십시오, 타산 박사님."
그리고 총구는 매정한 불꽃을 내뿜었다.
“도대체 제가 왜 블루 군과 같이 우주에 나가야하는 겁니까?”
“내가 왜 레드 따위랑 같이 우주에 가야하는 건데?”
궤도 엘리베이터 ‘피스’ 인근의 도크.
이 시대에는 순양함급 클래스의 전함들이 우주로 올라가는 방법이란 도크를 이용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궤도 엘리베이터들의 등장으로 도크들은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도크가 없으면 지구에서 건조한 전함을 우주로 올려보낼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우주의 주요 기지에 전함을 배치해야하는 인혁련, 유니온, AEU의 군부에서 도크를 주로 이용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도크는 군에서 소유하고 있었지만 개중 몇몇은 매우 드물게 민간인이 소유하고 있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레드, 블루들이 시반 포트레스를 우주로 올려보내기 위해 이용하는 이 도크 역시 민간인이 소유하고 있는 도크로 구시대에는 군기지로 쓰였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민간인에게 소유권이 넘어가 우주로 밀항하고 싶은 사람들이 자주 애용하는 공간이 되고 말았다.
우주로 올라가려는 시반 포트레스의 메인 브릿지에서 레드와 블루는 서로에게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며 말싸움을 시작하고 있었다. 레드와 블루의 말싸움은 하는 당사자들에겐 꽤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지만 구경하는 사람들에겐 즐거운 볼거리였기에 이 둘의 말싸움을 보는 머리를 삐삐처럼 양쪽 옆으로 깔끔하게 빗어 묶은 한 소녀-굉장히 귀엽게 생긴 외모인데 의외로 키는 컸고 몸매도 날씬한 편인-는 생글생글 웃으며 이 두 사람을 지켜보았다.
“에이~! 블루도, 레드도 그만해~! 왜 맨날 만나면 싸우기만 해?”
당연한 소리겠지만 이건 마음에 없는 소리다. 그냥 구경만 하고 있기엔 뭐했기에 나츠키는 이 둘을 말리는 척 한 것뿐이었다. 하지만 서로를 헐뜯는데 열중하고 있는 두 사람은 나츠키의 말을 깊게 생각도 안해보고 얼른 그녀에게 말했다.
“나츠키 양. 전 딱히 블루 군과 싸우고 있는 게 아닙니다. 이건 그저 정신적인 유희에 불과할 뿐입니다.”
“나츠키, 무슨 소릴~! 난 레드가 심심해 할까봐 놀아준 거에 불과하다고~!”
이 두 사람이 동시에 말을 한 대상, 나츠키 미카무라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는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소녀로 블루가 시반 슈미터에 들어올 때 함께 온 소녀였다. 유파 동방불패의 무술을 익히느라 산속에서 수행을 하던 블루가 어느날 산속에 쓰러져 있는 나츠키를 발견하고 사부에게 데려왔고 블루의 사부는 나츠키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갈 곳이 없는 그녀를 수양딸 삼아 함께 살았다고 한다. 나중에 블루가 사부의 명령으로 무사 수행을 하기 위해 샤이닝 건담과 함께 산을 떠나자 블루랑 함께 여행가고 싶어 몰래 샤이닝 건담에 숨어들어왔다는 사연이 있는 소녀가 바로 나츠키였다.
어쨌든 레드는 자신과 비슷한 멘트를 블루가 하자 심히 불쾌하다는 얼굴을 하곤 그를 쏘아붙였다.
“왜 제 말을 표절하시는 겁니까? 스스로 문장을 만들어낼 능력도 없으신가 보죠?”
“뭐라는 거야, 이 냉혈 인간이!”
“제가 냉혈인간이면 블루 군은 미숙아 입니다. 아시겠습니까?”
“남을 비하하는 개그 밖에 못하다니 역시 넌 멀었어~!”
“그럴 수밖에요. 전 블루 군과 같은 개그 캐릭터가 아니니까요.”
“어디의, 누가 개그 캐릭터라는 거냐?”
“제 앞에 있는, 호모 사피엔스 연령 21세의 남자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름 뜻은 ‘우울함’이라죠?”
“무신 소리! 이 형님의 이름 뜻도 제대로 모르다니...... 그래가지고 이 형님의 아우 노릇을 할 수 있겠어?”
“영어 공부 좀 하시죠. 자기 이름에 어떤 뜻이 있는 지도 모른단 겁니까? 그리고 제 생일은 4월 14일, 블루 군의 생일은 12월 7일, 제 생일이 8개월이나 앞에 있습니다. 누가 형인지는 꼭 물어봐야 합니까?”
“훗~! 내 말은 정신적으로 내가 더 성숙했으니 내가 형이란 소리였다!”
“그쪽으로 따져 봐도 제가 형일 텐데요. 안 그렇습니까, 나츠키 양?”
레드와 블루의 속사포같은 말싸움을 지켜보던 나츠키는 갑자기 자신에게 포커스가 돌아오자 조금 놀라면서도 깔끔하게 이 둘의 말싸움을 정리해주었다.
“내가 보기엔 둘 다 똑같아 보여.”
“무신 소리야, 나츠키! 어딜봐도 내가 낫잖아!”
“그건 동의할 수 없군요, 나츠키 양.”
“진짜 바보 같아, 둘다.”
“저기......”
레드, 블루, 나츠키의 말싸움을 중단시킨 사람은 한쪽 눈을 검은 안대로 가린 역전의 용사와 같다는 느낌이 드는 30대 중반의 남자였는데 그는 세 사람에게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이제 출발할 시간입니다. 자리에 앉아주시지 않겠습니까?”
“아, 실례했습니다. 발라 씨.”
“미안, 발라 아저씨~!”
“죄송해요~! 발라 아저씨.”
남자의 정중한 요구에 세 사람은 황급히 자리에 앉았다. 블루와 나츠키의 ‘아저씨’발언에 조금은 상처 입은 듯 보였지만 발라는 세 사람이 자리에 앉자 함장석에 앉아 도크의 관제탑에 연락을 넣었다.
“시반 포트레스, 준비 완료입니다. 우주로 보내주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관제탑과의 연락이 끊어지자마자 시반 포트레스는 크게 요동을 치며 우주를 향해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흑색의 우주에서 과연 시반 포트레스는 과연 어떤 일을 겪게 될 것인가?
지구와 플랜트 사이의 넓디 넓은 우주 공역.
한 대의 전투기가 누군가의 공격으로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다시 공격받으면 또 다시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어느 공간에서의 일이다.
“우아아앗!”
그 전투기는 단메카닉 1호기. 파일럿은 미아 아리스라고 나중에 등록이 될 물건으로 지금 등록이 될 파일럿이 그 전투기를 몰고 열심히 적의 공격을 피해 도망치고 있는 중이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엄청난 공격을 미아는 가까스로 피해내면서 주문을 외우듯 계속해서 뭔가를 중얼거렸다.
“사...... 살아....... 살아야해.......”
살아야한다. 그 것이 미아에게 남겨진 마지막 말이었다. 그녀는 거의 본능적으로 공격을 피하면서 지구로 들어가려고 계속 애를 썼다. 그녀는...... 죽고 싶지 않았다.
“살아야해. 꼭 살아남아야 해!”
미아는 자기 최면을 걸 듯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그녀는 죽고 싶지 않았다. 살아서...... 살아서 자신이 기억하는 그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 곳에 있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만나고 싶었다. 그럴려면...... 무슨 일이 이어도 살아야만 했다.
“난 지구로 돌아가야 해. 일본으로...... 내 집으로 돌아가야 해!”
순간 어두운 우주공간을 밝게 비추는 빛이 일어났다.
“에스퍼 3인과 타산 박사의 목입니다.”
어느 어두운 공간.
이 공간 내에서 유일하게 식별이 가능한 기계로 만든 붉은 눈과 붉은 안광을 통해 얼굴 윤곽이 보이는 길 버그는 누군가를 향해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길 버그가 내민 소형 단말기를 통해 세 명의 에스퍼-롤, 란바, 파이-와 타산 박사의 목을 확인한 상대편은 감정이라곤 1밀리그램도 담겨있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나가 비는군. 계약은 파기다.”
“무, 무슨 소립니까? 전 확실히......”
당황한 길 버그가 매달리자 상대편은 여전히 감정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지.”
“겨우 계집애 하나 빠진 것 뿐 입니다.”
“그래서 자넨 실패한 거지. 겨우 계집애 하나 잡지 못해서 말이야.”
상대가 전혀 말이 통하지 않자 길 버그는 머리를 숙여 그에게 완전히 엎드렸다.
“반드시 잡겠습니다. 조금만 시간을 주신다면......”
“......”
상대가 답하지 않자 길 버그는 상체를 일으켜 세우더니 뭔가 결심을 한 듯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대가는 치르겠습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길 버그는 의수를 단 오른손을 들어 자신의 왼쪽 눈 쪽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푸욱 하는 소리와 함께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그는 자신의 왼쪽 눈을 파낸 것이다. 의안이 아닌 인간의 것인 왼쪽 눈을...... 그 왼쪽 눈을 든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면서 길 버그는 다시 한 번 말했다.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대가로 이 눈을 바치겠습니다. 그러니 제게 부디 다시 한 번 기회를......”
이미 몸 전체의 80%가 기계로 개조된 길 버그에게 있어 왼쪽 눈은 정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었다. 그런 왼쪽 눈을 아무 거리낌 없이 뽑아내 충성의 맹세로 바치고 있었다. 그만큼 지금 길 버그는 너무도 절박한 상황이었다.
“잡을 수 있단 소린가?”
“물론입니다! 반드시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자 상대편은 길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생각한 모양이었다.
“좋아, 그럼 널 한 번 더 믿어보도록 하지. 가서 남은 에스퍼를 잡아오도록.”
“감사합니다, 루시퍼 장군님.”
길 버그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아 군례를 올렸다. 비로소 그의 야망 중 한 귀퉁이가 완성이 되는 순간이었다.
길 버그는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지금 이 순간을......
힘을 얻게 되는 이 순간을......
“포인트 647에서 합류하잔 말씀이십니까?”
우주로 올라온 시반 포트레스의 메인 브릿지에서 레드는 반과 통신으로 합류할 곳을 정하고 있었다. 지금 반이 합류하자고 말한 포인트 647은 단가이오를 만든 타산이란 박사와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에서 불과 10분도 안떨어진 곳이었다.
[응, 단가이오 팀과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니까.]
“전 ‘피스’까지 시반 포트레스로 오라고 하실 줄 알았는데요?”
[그럴래? 난 그래도 상관없는데.]
“사양하겠습니다.”
서로 가벼운 농담을 주고 받은 반과 레드는 피식 웃었고 먼저 웃음을 정리한 레드가 반에게 물었다.
“포인트 647까진 유니트로 오실 생각입니까?”
[그래야겠지? 전함 대절할 생각은 없으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그곳에서 뵙죠.”
[그래, 그럼 이따 보자구.]
반과의 통신이 끝나자마자 자리에 앉으려는 레드를 발라가 불렀다.
“이크나트 씨.”
반을 포함해 시반 슈미터의 모든 사람들을 부를 때 성으로만 부르는 게 발라의 특징이었다. 발라가 부르자 레드는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고 발라는 그를 부른 이유를 바로 설명해주었다.
“이 근처에 긴급 구조 신호를 보내는 물체가 있습니다.”
“긴급 구조 신호라구요?”
“예, 단가이오를 만나기로 한 예정 포인트 근처에서 오는 신호라 마음에 걸리는 군요.”
발라의 설명을 들은 레드는 메인 스크린에 나타난 긴급 구조 신호를 보고 생각에 잠겼다.
“뭔가 느낌이 이상하군요.”
“나도 느낌이 이상한데? 이건 마치 반이 자기 검술에 대해 감추고 나한테 대련 신청한 거랑 비슷한 느낌이야.”
“대장님의 검은 저도 제대로 이기지 못할 정도로 강합니다. 상대의 역량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전사는 전사 자격이 없습니다.”
“뭣이라!”
블루의 발끈을 완전히 무시한 레드는 메인 브릿지를 나가면서 발라에게 말했다.
“일단 제가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이버스타를 준비해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도 나갈래! 나도!”
그러자 레드는 함께 출격하겠다고 난리를 피우는 블루를 말렸다.
“블루 군은 시반 포트레스를 지켜주십시오. 대장님과 T 씨, 사쿠라 씨가 안 계신 이상 시반 포트레스를 지킬 수 있는 유니트는 블루 군의 샤이닝 건담 밖에 없으니까요.”
“쳇, 빈집 지키기나 시키다니.”
“잘 지키십시오. 시반 포트레스는 우리들 시반 슈미터의 집이니까요.”
메인 브릿지를 나선 레드가 자신의 전용 유니트, 사이버스타를 타고 시반 포트레스의 덱을 통해 발진한 건 그로부터 정확히 5분 뒤의 일이었다.
날개를 형상화한 듯한 하얗고 커다란 어깨 장갑과 용맹한 기사를 상징하는 듯 보이는 가슴의 갑주. 그리고 하늘을 지배하는 독수리의 발톱을 본뜬 발의 생김새까지 사이버스타의 모습은 기사의 모습을 한 독수리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독수리보다는 불사조, 피닉스에 더 가깝겠지만......
하얗고 기다란 장검을 오른손에 든 레드의 전용 유니트, 사이버스타는 빠른 스피드로 우주 공간을 누비며 긴급 구조 신호가 오는 공역을 향해 날아갔다.
잠시 후, 문제의 공역에 도착한 레드는 어느 전투기 하나가 몇몇 전투기에게 쫓기고 있는 상황을 볼 수 있었다. 상황이 어찌된 건지 알 수 없었던 레드는 긴급 구조 신호가 쫓기는 쪽의 전투기에서 나오는 걸 알곤 먼저 그 전투기에 회선을 넣었다.
“여기는 시반 슈미터. 미확인 비행물체의 파일럿은 응답하시길 바랍니다.”
그러자 곧 화면이 밝게 모습을 드러내면서 한 여자의 모습을 화면 가득 내보냈다. 그 여자는 바로 미아 아리스. 길 버그에게 잡힐 뻔했지만 단메카닉으로 간신히 탈출한 에스퍼였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제 이름은 미아 아리스. 타산 박사에 의해 에스퍼로 개조된 사람입니다.]
타산 박사라는 이름을 들은 레드는 곧 그의 기억력을 발동시켜 그 이름을 가진 자에 대한 일을 기억해냈다.
“아, 그럼 오늘 우리가 만나기로 한 사람들이군요.”
[에? 그게 무슨......]
“일단 이 상황부터 수습해야겠군요.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레드는 일단 그렇게 말한 뒤 미아와의 통신을 끝냈고 그는 바로 사이버스타를 조종하여 미아의 단메카닉을 쫓던 전투기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적의 전투기도 만만치 않았다. 시반 슈미터 제 1의 스피드를 가진 레드의 사이버스타를 상대로 절대 꿀리지 않은 스피드를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상대가 만만치 않은 스피드를 가지고 있자 레드의 한쪽 입 꼬리가 살짝 말아 올라갔다.
“후, 상당한 스피드이군요? 사이버스타로도 따라잡기가 힘들다니...... 하지만 사이버스타의 스피드를 우습게보시면 곤란합니다.”
레드의 의지가 전해졌는지 사이버스타가 시퍼런 빛에 온몸을 감쌌다 그리고 엄청난 스피드로 전투기 무리들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그리곤 오른손에 들고 있던 장검-엑스칼리버로 적 전투기를 하나씩 베어버렸다.
[제노사키스류 안개 베기]
사이버스타가 우주 공간에서 춤을 추었고 그 춤의 선이 그어지는 곳에 날카로운 섬광이 존재했다. 사이버스타의 춤이 끝나는 곳에서 우아한 불꽃을 남기고 소속 불명의 전투기들은 하나 둘씩 그 모습을 잃어갔다. 그 존재의 의의를 철판 몇 개와 그 철판에 묻어난 세포 몇 조각으로 환원되어버린 파일럿에 대한 명복은 과연 누가 빌어줄까? 하지만 이 곳은 전장터. 그들의 죽음은 어쩔 수 없는 것. 누구나 살기 위해서 발악하는 곳. 그 곳이 바로 전장터이고 그리고 이곳이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레드는 가장 간단한 진리를 몸소 실천했다.
바로 힘이 없으면 죽는다.
레드는 그들 모두를 죽였고 그리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상대를 모두 처리한 레드는 다시 미아의 단 메카닉을 향해 다가가 회선을 넣었다.
“미아 씨? 미아 아리스 씨?”
[예, 미아 아리스 입니다.]
“제 이름은 레드 이크나트. 용병대 시반 슈미터 소속의 용병입니다. 오늘 저희는 당신을 포함한 4인의 에스퍼와 슈퍼로봇 단가이오의 호위를 의뢰 받고 이 근처 공역으로 오던 중이었습니다.”
[그럼 당신들은 저희를 데리러 온 분이셨군요.]
“그런 셈이지요. 그런데 어떤 사정으로 이곳에 혼자 계시는 겁니까? 저희가 아는 바에 의하면 당신은 당신과 같은 에스퍼 3인과 함께 타산 박사에 의해 우리에게 직접 신병이 인도되어야했는데요?”
[그, 그건......]
미아가 대답하는 걸 꺼리자 레드는 장소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그녀에게 다시 권했다.
“장소가 좋지 않군요. 이 근처에 저희 모선이 있습니다. 일단 그리로 가신 뒤에 이야기를 하는 편이 좋겠군요. 절 따라 오십시오.”
[알겠습니다.]
시반 포트레스를 향해 레드의 사이버스타가 선행하자 미아는 단메카닉을 조종해 그의 뒤를 쫓아갔다. 길 버그를 피해 도망쳤지만 자신의 동료들은 빠져나오지 못했고 자신은 지금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아는 자신에게 도움을 준 레드를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 아까 자신을 추격한 전투기들도 겨우 피했는데 그들을 가뿐히 제압한 레드를 피할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미아는 조용히 기원했다. 레드가 좋은 사람이기를...... 그리고 길에게 잡힌 동료들이 무사하기를.......
투 비 컨티뉴드......

상처입고... 꺾이고... 쓰러졌지만... 난 아직 패배하지 않았다.
